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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s &.../2nd Solo Show

조아영 Joy Jo 두 번째 개인전 [시공간의 기록] 사이아트갤러리






두 번째 개인전을 엽니다. 

21(화)-27(월) 사이아트갤러리입니다. 

(안국역 1번출구 스타벅스골목 삼청동 방향 100m 우측) 


소박하게, 또한 진지하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대안공간에서 운 좋게 전시하게되었네요. 

삼청동 가시는 길에 들러주세요 :)




두 번째 개인전, <시공간의 기록>을 준비하며


런던에서 생활하던 2010년께부터 공간이라는 소재에 관한 고민이 부쩍 늘었던 것 같다. 작업 공간과 개인적 공간의 부재 앞에, 꽤나 무력한 생활을 꾸려가던 시점이다. 이전에는 도시가 가진 외형 이면에 드러나는 내면적-본질적 이미지에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하고자 했었다면, 홀로 고요할 권리를 빼앗긴 채 살아야 했던 런던과 독일에서는 그 모든 갈등을 분쇄시킬 심적 공간을 찾아 온갖 곳을 방황했다. 레지던트 아티스트로 지원을 받았던 독일에서조차 공동 거주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했기에 2년이 넘도록 마음의 긴장을 풀 곳이 없었던 것이다. 몸을 움직여 다른 도시를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지속 불가능한 대안이었고, 현실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유일한 중재안은 나의 개인적 공간을 사유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차라리 우주를, 차라리 지구를, 차라리 바다를 끌어다 놓고 심리적 작업 공간으로 삼는 것이다. 소용돌이치는 나선형 은하를 자주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것이 내가 머릿속으로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특수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 공간의 확장을 도모함과 동시에, 특정한 대상의 본질적 이미지를 추측해내는 작업 또한 이제껏 멈추지 않고 있다. 
돌이켜보면, 유럽에서의 생활은 내게 공간에의 갈증과 더불어 대상의 실재와 허상에 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이는 현재 개인적 기록 삼아 집필하고 있는 에세이의 한 면을 아래와 같이 차지하고 있다. 

- 사람도, 도시도, 그 무엇이라도, 그를 부딪쳐 겪어보기 전까지는 내 안에서 실재하지 못한다. 언제나 허상을 먼저 붙잡고 있는 셈이다. 그것들은 대개 본 대상의 실제 모습에 입각하여 형성되지만, 쉬이 뒤틀리고 뒤섞여 본래의 그것과는 다소 상이한 무언가로 재탄생 된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생각과 생각을 거치면서 조금씩 변형된 파형으로 끝 없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숱한 첫인상들의 중첩 위에 때로는 특정 대상과 이해관계에 얽힌 주체들이 의도적 이미지—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를 덧입히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런던에 속았다는 말은, 그저 가만히 이 자리를 지켜온 런던에게는 가혹한 표현일 지도 모르겠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영국과 독일에서 남은 잔상이 상당수 반영되어있다. 그럼에도 매우 거시적으로 풀어낸 부분이 있어 보는 이들이 미처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 늘 그렇듯, 이번 전시 이후에는 어떻게 작가 생활을 지속해 갈지, 어떤 묘안도 기약도 없지만 여지껏 그러한 것들이 꼭 필요했는가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언제든, 어디에서든, 어떻게든, 더욱 성장된 모습으로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2013, 신록의 오월을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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