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생활 썸네일형 리스트형 캔버라. 새와 밤 그렇게 돌아왔다-캔버라의 교환학생으로 #2캔버라, 새와 밤 1 아무것도 없다. 해야 할 일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작업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도시. 아무 향도, 어떤 맛도 첨가되어있지 않은 정제된 수돗물과 같은 도시 캔버라. 걸어도 걸어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 풍경 속, 아주 멋없고, 우울하도록 솔직한 인공 호수가 있다. 여기서 만난 것은 사람도 건물도 아닌, 새들이다. 나는 이 호숫가에 앉아 정체 모를 검은 새의 일광욕을 넌지시 바라보다, 청둥오리들의 행렬에 길을 비켜주고, 동그란 열매를 부리로 아그작거리는 분홍가슴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애써 플라타너스에서 시선을 돌린다. 짙으면서도 붉은 호주의 녹음이 황금으로 다시 피어나기까지, 노란 왕관을 쓴 새하얀 앵무새 코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