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가을이란
소생한 만물들이 그 싱그러움의 절정을 찍어야 할 5월에 모든 것이 스러져 가는 것을 바라보는 일.
여름 햇살이 폭포수처럼 내리는 12월도 담담히 보냈고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아닌데,
없던 것을 얻은 것과 있던 것을 잃은 것은 그 생경함의 정도가 놀라우리만치 달랐다.
기온은 봄과 그리 다를 것도 없었지만 마음 속 온도계는 늘 0을 가리켰다.
그 때문인지 체감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평소 같으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그런 바람에도 쉬이 옷깃을 여미게 되었다.
때가 되어 찾아온 가을인데도, 나는 요절한 친구를 보내는 것만치 5월의 이름이 안쓰러웠다.
눈도 찾아오지 않는 텅 빈 겨울이 오기 전에 거리 전시는 이만 접어야겠다고,
청소차에 빨려 들어가는 낙엽들을 보며 그렇게 마음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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