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s Note/단상 fragmentary thoughts 썸네일형 리스트형 파도 부단히 잔잔하려 애쓸 때 밀쳐드는 파도가 괴롭다. 소중히 여겼기에 건네었던 내 고요의 산물이 이토록 솟구쳐 내 마음 구석 한 끝까지 가만히 두지를 않고 뒤집어 놓으니. 나는 여전히, 치열히 당신을 밀어내야만 앞을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한껏 아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다가와도 그림을 주어서는 안되겠다. 나보다 진중했던 나의 시간들이 서로 충돌하며 아우성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되겠다. 나는 처음으로 후회한다. 내가 가능한 성실하게 할 수 있는 것을 도우며 그 관계를 유지했던 것. 그 정점의 표시로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무엇을 건넸던 것. 앞으로는 차라리 매일의 일상에 충실하며, 당연한 것들을 충족시켜 주되, 나의 단면이나 다름 없는 그림들은 더이상 내보내지 말자, 나의 시간들을 내버.. 더보기 크리스마스, 이별. 소설이나 드라마 속, 플롯을 짜맞추기 위해 억지로 맺어진그런 끝을 맞닥뜨렸을 때의 기분이란. 달갑지도 않고 실감조차 나지 않는이별이 찾아들었다.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그것도 이른 새벽에. 새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짝 곤두세웠던내 모든 것들을 풀어헤친 채 그렇게 나는 여하간 조금은 들떠 있었고조금은 취해 있었고,(그를 만날 수 없다는 것에 조금은 서운했지만)마음이 닿을 수 있는 모양 대로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통화시간이 길어질수록 드는 생각은한 가지 뿐이었다.'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우리.' 폭풍이 지나고, 섬광이 스친두 차례의 전화. 누구도 끝을 말하려던 밤은 아니었지만,끝이 아니고서는 성립될 수 없는 값의 방정식이었다. 이상적 순간이라 여겼던 찰나의 뭉치들은 어느 하나 완전하지 못했다. 내가.. 더보기 말 눈물을 한 바가지 쏟고 나서야,날 것으로 뱉은 말들을 주워 담는다. 내 속이 너무 뜨거웠던 탓인가차가운 그것들에는 김이 잔뜩 서려있다. 삼키고 삼켜 영영 얼음장이 되기까지당신은 나를 읽지 못할까. 단지 오늘이 따스하기만 하면,당신은 나를, 나는 당신을 이해한 것일까. 더보기 간극 우리는 전혀 다른 개체이다. 애써 외면해 보려던, 너무도 당연한 사실. 꽉 채운 2년 동안 나는 무엇을 보려 했을까. 나는 행성도 아니고 무엇도 아닌 우주를 떠다니는 부유물 같은 꼭 그런 모양새로 헤매다 당신을 만나 처음으로 정착하고 싶었다.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데서 안도감을 느끼면서 보통 여자로 머무르고 싶었다. 당신은 때마다 나를 자존감 부족한 아이, 배려심 없는 여자로 규정하고 당신의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노력을 내게 쏟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공간에다 남자와 여자라는 명사 뒤에 숨겨 내가 어떻게 당신을 답답하게 하는지, 응당 어떻게 해야한다는 식의 글을 나열한다. 배려를 중시하는 당신의 글은 과연 어떠한지. 상처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 왜 그렇게 약하냐고, 또 .. 더보기 서른의 여름. 지난 일요일, 밝아오는 새벽빛을 억누르며 어두움을 기록했다. 이미 광고와 각종 기사 링크들로 도배가 된 무덤 같은 타임라인이니 내 작은 돌 하나 정도는 허락되겠지, 하고. '모든 관계가 애를 써야만 지속되는 건 아닐 텐데. (아니었음 좋겠네.) 한 곳에 오래 산 적 없어서도 그렇지만 편안한 동네 친구 하나 못 만들고 산 것이 아쉽다. 지나온 타임라인 위에는 사실 내성적이라고 괴롭힘 당하거나 외모 때문에 짝사랑마저 눈총 받거나 그런 것들을 만회하려 부단히 애쓰다 완급조절에 실패하거나 그 외에도 빨리 잊혀져버렸으면, 했던 장면들이 산재해 있어 내게 있어 완전히 빛나는 시절이라 추억할 만한 구간이란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때 떠올리던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이렇게 밀려밀려왔는데 지금을 살면서도 .. 더보기 2014년, 나의 12월. 쌓이지 않는 눈이 쉴 틈 없이 내리는 오후. 두 건의 헤어짐을 다루려 한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회사가 말했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미안해." 그도 이야기 한다. 큰 디자인 전시 건이 끝나고 거기에서 파생된 업무들도 모두 정리되었다. 이 프로젝트 이후에 대한 사업 방향을 회사부터가 잡지 못했고, 이 모든 상황의 시발점, 즉 채용 과정에서 발생된 헤드헌터와 회사 간의 미스커뮤니케이션이 가져온 결과는 극명했다. 이 회사에서는 해당 전시만을 위한 단기 계약직을 채용했어야 마땅하다. 헤드헌터는 구인업체의 근무 조건과 회사 상황(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 항목에 있어서는 더더욱)을 구직자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했어야 한다. 전시 직후 상설 전시관으로 사용하겠다던 공간은 그 활용도가 불투명.. 더보기 2014.3.25 새벽.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걷는 내내 입에 무언가를 털어넣고 와그작와그작 씹는데 아무런 맛이 나질 않는다. 짙고 탁한 하늘. 김포공항의 정적. 깜빡이는 관제탑. 적당히 무른 공기. 2월 내 생일에 선물 받은 모바일 상품권 하나를 바꾸려고 거기까지 갔는데 (첫 번째 문제는 그 공급처가 도무지 내 동선에 닿지 않는다는 것이었겠지만) 결국은 전산망이 닫힌 10분 후에 도착했다는 이유로 다른 날에 오라고. 40여일이 지나서야 겨우 찾아갔는데 뭐, 이렇다면 다시 정신차릴 즈음 유효기간은 훌쩍 지나있을 것이 뻔하다. 차라리 주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은가? 하기야 주는 사람이 이게 휴지조각이 될 줄을 알고 주었겠냐마는. 보통 연봉에 저녁 시간만 제대로 지켜주면 된다고 면접 때 분명 이야기 했는데. 저녁.. 더보기 매일, 마주하는 것들. 매일, 마주하는 것들. 꼭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매일 그 자리에 있어줌으로써 어떤 일정한 무게로 나를, 또 나의 일상을 유지시키고 있는 그런 것들.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매일 보는 이 어딘지도 모르는 바다와, 오후면 머리 언저리를 지긋이 누르는, 이제는 당연하고 가벼울 뿐인 무언의 중압감. 정서향인 탓에 6시 즈음이면 블라인드 사이로 정확히 눈을 맞추는, 아주 동그란 석양. 멀뚱히 서있는 탁상달력과 어지럽게 꽂힌 두 프로젝트의 각기 다른 서류들. "아, 나는 정말 회사 체질이 아니야. 도저히 그렇게는 못 살아." "회사 체질인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 3년 여 전 홍대의 어느 카페에서 친구에게 무심코 던졌던 내 말이 얼마나 우스운 말이었는지, 주말에도 같은 시각에 눈을 뜨는 내 몸뚱이.. 더보기 늘, 떠나고 싶다. 떠났던 사연들, 또 떠나갔던 곳에서 떠나온 이야기들을 죽 정리하고 있다.제대로 양면 프린트도 못해서 이리저리 뒤집어 교정하던 지난 연말.이제는 자리 잡고 가만히 있어야지, 다짐하고그렇게 몇개월 잘 살았는데. 잘 숨기고 있었던 날이 어제 오늘 갑작스레 정신을 갈라 놓는다.흘려도 되지 않을 눈물을 내게 그리 호의적이지도 않은 누군가 앞에서 참지 못했고,다쳐도 되지 않을 사람이 타격을 입었으며또,정든 착한 이들에 서운함을 안겼으며... 내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던 대가로 적지 않은 이들이 쓸 데 없는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다. 나는 혼자여야 하고,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 그것이 스스로 싫다 해도 어쩔 수 없는 본성이라, 또 무엇을 향해 떠나야 할 지 나조차도 잘 모르겠지만어쨌든 지.. 더보기 오늘 할 말. 오늘할 말은 오늘 해야겠다고, 여민 외투 자락을 놓는다. 그동안 미룬 말들, 내일에 후회할 겨를 없이 부으련다. 이곳, 저곳, 그곳, 다 내놓을 수 없던 작은 불씨들, 그것들 까지도. 더보기 November, London 조금은 무료한 듯, 잘 지내고 있어요. 조금은 방향을 잃은 것 같기도 하지만.. 곧 다시 디딜 층계를 찾아내고는 한 걸음 내딛게 되겠지요. 더보기 Raw 숨이 참아지지 않고 터져나온다. 어쩔 수 없는 생날것. 가만히 있자니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