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괴롭다.
소중히 여겼기에 건네었던 내 고요의 산물이
이토록 솟구쳐 내 마음 구석 한 끝까지 가만히 두지를 않고 뒤집어 놓으니.
나는 여전히,
치열히 당신을 밀어내야만 앞을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한껏 아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다가와도
그림을 주어서는 안되겠다.
나보다 진중했던 나의 시간들이 서로 충돌하며 아우성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되겠다.
나는 처음으로 후회한다.
내가 가능한 성실하게
할 수 있는 것을 도우며 그 관계를 유지했던 것.
그 정점의 표시로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무엇을 건넸던 것.
앞으로는 차라리 매일의 일상에 충실하며,
당연한 것들을 충족시켜 주되,
나의 단면이나 다름 없는 그림들은
더이상 내보내지 말자,
나의 시간들을 내버리지 말자,
나의 시간들을 내버리지 말자,
이런 우스운 다짐들을 한다.
한번도 즐긴 적 없던
타인의 음악 속에 묻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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