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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jo

캔버라. 새와 밤 그렇게 돌아왔다-캔버라의 교환학생으로 #2캔버라, 새와 밤 1 아무것도 없다. 해야 할 일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작업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도시. 아무 향도, 어떤 맛도 첨가되어있지 않은 정제된 수돗물과 같은 도시 캔버라. 걸어도 걸어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 풍경 속, 아주 멋없고, 우울하도록 솔직한 인공 호수가 있다. 여기서 만난 것은 사람도 건물도 아닌, 새들이다. 나는 이 호숫가에 앉아 정체 모를 검은 새의 일광욕을 넌지시 바라보다, 청둥오리들의 행렬에 길을 비켜주고, 동그란 열매를 부리로 아그작거리는 분홍가슴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애써 플라타너스에서 시선을 돌린다. 짙으면서도 붉은 호주의 녹음이 황금으로 다시 피어나기까지, 노란 왕관을 쓴 새하얀 앵무새 코카.. 더보기
어 돌러 머쉬룸! 첫 출항 - 호주의 워홀러로 #4어 돌러 머쉬룸! 내가 외국인 노동자 겸 자취생으로 살면서 생활비를 크게 아낄 수 있었던 건 재래 시장을 애용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었던 퀸 빅토리아 마켓은 나 같은 참새로서는 지나치기 힘든 방앗간이었다. 이곳엔 야채와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이외에도 싱싱한 꽃과 각종 관광 기념품, 오팔 장신구, 옷, 정품 어그부츠까지 없는 것이 없는데 그 값은 대형마트나 상점보다 훨씬 저렴하다. 운이 좋으면 파격적인 흥정도 가능하며, 휴일인 월요일과 수요일의 전날, 그러니까 일요일, 화요일 마감시간을 공략하면 푼돈으로 질 좋은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비할 수 있다. 실외에 위치한 농산품 코너는 그 구조상 변변한 식품보관시설이 없어 상인들 모두 경쟁적으로 판매에 임한다.. 더보기
도심 속 공생 첫 출항 - 호주의 워홀러로 #3도심 속 공생 -갈매기 형님들 멜번 땅을 밟은 지 한 달이 채 못되었을 무렵, 처음으로 잉크를 꺼내 슥슥 그려낸 것은 이곳의 첫인상에 관한 나의 총평이었다. 바다를 옆에 끼고 살아본 적이 없는 내게 갈매기는 바다에서 날아온 쪽지와도 같은 반가운 존재였다. 말끔하게 빠진 순백의 몸체 위에 늦봄의 햇살이 반지르르 흘러내리는 그 모습을 도심 속에서 보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주립도서관 앞 푸른 잔디 위에는 물 반 고기 반이 아닌, 사람 반 갈매기 반의 풍경이 맑은 날이면 어김없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멀리 있어 반갑던 이 녀석들은 함께 살면 살수록 그 실체를 드러내었고,나중에는 아련하기는커녕 그저 비둘기보다 크고 먹성 좋은 비둘기 8촌쯤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길바닥에 누군가 감.. 더보기
버스커로 살기 첫 출항 - 호주의 워홀러로 #2버스커로 살기 - 나의 첫 소장자 뙤약볕 아래, 여느 날처럼 자리를 펴놓고 잉크 드로잉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고개를 드니 엄청난 속도로 이쪽으로 걸어오는 한 남자가 보였다. 묵직한 컴퓨터 부품 박스를 양손에 움켜쥐고 고개는 꼿꼿이 정면을 향한 것이 누가 보아도 바삐 지나갈 사람이었다. 스쳐 지나는 찰나, 남자는 갑자기 두 세 걸음을 되돌아 오더니만 맨 앞쪽에 놓인 작은 드로잉을 사고 싶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버스커는 도네이션은 받을 수 있어도 가진 것을 판매하지는 못하게 되어있다. 매우 형식적인 원칙이라 경찰도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긴 하지만, 별로 팔고 싶은 생각도 없었기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무슨 말은 해야 했다. “나는 그림 값을 정해본 적이 없는데…….. 더보기
나의 도시 멜번 첫 출항 - 호주의 워홀러로 #1나의 도시, 멜번 서울 태생인 내가 난생 처음으로 완전히 혼자가 된 곳, 멜번. 원체 서울이 고향답지 못한 대도시이다 보니 이 장난감 같은 도시는 금세 내게 제2의 고향이 되어주었다. 준비단계에서 다른 많은 도시들을 제쳐두고 멜번을 선택했던 이유가 분명 있었던 것 같은데, 머릿속에 기록되었던 그 알량한 정보뭉치들은 이 땅을 밟음과 동시에 인식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강렬한 햇빛으로 선명하게 살아난 색들이 하늘과 건물들, 거리와 사람들을 휘감으며 일렁였다. 호주에 가니 입을 옷이 그렇게도 없더란 푸념 일색이던 사람들에게 돌연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을 만큼, 내 취향에는 꼭 맞는 오색찬란한 옷들 천지였다. 대체 무슨 연고로 추가요금까지 내고 꾸역꾸역 옷가지들을 쑤셔왔던가! 빌딩.. 더보기
휴학, 그것으로 안녕 서울 #1. 항로선회 휴학, 그것으로 안녕 2006년 겨울, 3학년을 마치고 공황상태가 찾아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 믿고 해오던 많은 것들이 실은 스스로에게 부여한 허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눈치채버렸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3년을 보내놓고도 내가 시각디자인이라는 광범위한 울타리 안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전공영역 중에서는 영상 파트에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었지만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것까지가 내가 집중할 수 있는 한계선이었다. 글은 늘 쓰던 것이고 할 말도 많지만 그것들을 표현할 방법, 즉 매체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기도 애매했고 그렇다고 그대로 계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뾰족한 답도 대안도 나오지 않던 상황 속에서 나는 내가 속한 모든 .. 더보기
2nd Solo Show 시공간의 기록. 2013. 5. 21~27 조아영 개인전 시공간의 기록 전시장 전경. The overview of the show I had last time. 더보기
2010_공간단면_Cross-section of the Space 2010_공간단면 1_Cross-section of the space 1_Acrylic, ink on paper_42×29.5cm 2010_공간단면 2_Cross-section of the space 2_Acrylic, ink on paper_42×29.5cm 더보기
2013_Beyond the Ferris wheel : 관람차 너머로 2013_Beyond the Ferris wheel_Acrylic on canvas_130×130cm 더보기
2012_Visible, Invisible Voyage Visible, Invisible Voyage_Acrylic on canvas_130×130cm_2012.07 2012.07_Visible, Invisible Voyage_part1 2012.07_Visible, Invisible Voyage_part3 2012.07_Visible, Invisible Voyage_part5 나는 보이는 공간과 보이지 않는 공간을 동시에 걷고, 느끼고, 여행한다. 그리하여 그 둘의 조합을 기록하고 그리며 때때로 노래하는 것이다. 사실 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지만, 같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에 대한 각 사람의 인식 과정과 표현 방법이 다르기에 그 결과물은 70억 가지 색의 스펙트럼이 되는 것이다. 더보기
[에세이] 여행.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여행.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두어 번 출판사에 의뢰를 하다 거절당한 후에, 천천히 완성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7년째 아주 느리게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그 아주 느린 행보조차도 얼마간 멈추었었고. 나는 작가가 아니었던 적이 없지만, 현재를 채운 내 삶의 형식은 표면적으로는 '회사원'으로 규정된다. 물론 이 형식 안에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련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사회는. 아니, 회사는 늘 깊이보다는 구색 좋은 어떤 것을 끝없이 뱉어 내기를 요구한다. 때로 몸서리쳐지는 순간들이 있지만, 어쩌겠는가. 이 모든 것들이 본연의 자유로 되돌아가기 위한 과정임을, 지나온 길을 찬찬히 돌아보며 되새길 뿐. 부제에 '그림 에세이'라고는 붙여놓았지만 이 글은 그림의 메시지를 차용하여 풀어가는 .. 더보기
2011_Portrait of Love 2011.09_Portrait of Love_Acrylic on canvas_50.8_40.6cm 2011.09_Portrait of Love_Acrylic on canvas_50.8_40.6cm #1. About Methods. 지난 2011년, 막스 뮐러의 소설 '독일인의 사랑'을 읽으면서 남은 마음의 잔상들이 평소 늘 생각하던 '감정의 범주에 갇힐 수 없는 사랑이라는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다.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굳이 그 말 뜻대로 내가 무언가를 '설명'해야 한다면, 우리가 충분히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대상보다는 보이지 않는 개념, 혹은 눈으로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담고 싶었다. 때문에 이 작업을 하면서 전임 교수 로빈과의 마찰이 있었다. 그건 .. 더보기
Biography Joy Jo (Ahyoung Joy Jo) Seoul based visual artist / Born in 1986 www.joyjo.com e-mail) artistjoyjo@gmail.com Instagram) @artistjoyjo [EDUCATION] 2011 Master of Arts Illustration & Animation, Kingston University London, United Kingdom 2010 Bachelor of Fine Arts Visual Communication Design, College of Fine Art,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2009 Exchange Scholarship Drawing & Printmaking, School.. 더보기
2011_우주, 개인적 공간의 확장_Personal Space 2011_우주, 개인적 공간의 확장_Personal Space_Acrylic on canvas_100×100cm 더보기
(SOLD) 2011_Nocturne_Dream in Orange Nocturne_Dream in Orange_Acrylic on A3 sized paper (Sold in UK)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