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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s Workspace

노르웨이에서의 3일 인연인지 악연인지-런던의 유학생으로 #7노르웨이에서의 3일 처음부터 계획한 여행은 아니었다. 프랑크푸르트행 저가항공권을 구입하던 중 마우스 휠을 잘못 굴리는 바람에 돌아오는 도시를 오슬로로 잘못 선택했던 것이다. 유럽 저가항공사들은 항공권에 찍힌 이름 한 자 고치는 데도 항공권 값의 두 배 이상을 청구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그냥 다른 항공권을 사는 게 노선을 바꾸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 어차피 산 것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런던에서 알게 된 연수생 D가 본인도 북유럽 투어를 계획한다기에 며칠 동참하기로 했다. 오슬로에서 베르겐으로 넘어가는 저녁에 합류하여 최북단 트롬쇠까지 갔다가 D가 스웨덴으로 건너갈 때 헤어지는 일정이었다. D가 노르웨이에 할당한 기간은 겨우 4일이지만 그 중 무려 이틀을 오로라관.. 더보기
눈물을 한 바가지 쏟고 나서야,날 것으로 뱉은 말들을 주워 담는다. 내 속이 너무 뜨거웠던 탓인가차가운 그것들에는 김이 잔뜩 서려있다. 삼키고 삼켜 영영 얼음장이 되기까지당신은 나를 읽지 못할까. 단지 오늘이 따스하기만 하면,당신은 나를, 나는 당신을 이해한 것일까. 더보기
간극 우리는 전혀 다른 개체이다. 애써 외면해 보려던, 너무도 당연한 사실. 꽉 채운 2년 동안 나는 무엇을 보려 했을까. 나는 행성도 아니고 무엇도 아닌 우주를 떠다니는 부유물 같은 꼭 그런 모양새로 헤매다 당신을 만나 처음으로 정착하고 싶었다.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데서 안도감을 느끼면서 보통 여자로 머무르고 싶었다. 당신은 때마다 나를 자존감 부족한 아이, 배려심 없는 여자로 규정하고 당신의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노력을 내게 쏟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공간에다 남자와 여자라는 명사 뒤에 숨겨 내가 어떻게 당신을 답답하게 하는지, 응당 어떻게 해야한다는 식의 글을 나열한다. 배려를 중시하는 당신의 글은 과연 어떠한지. 상처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 왜 그렇게 약하냐고, 또 .. 더보기
서른의 여름. 지난 일요일, 밝아오는 새벽빛을 억누르며 어두움을 기록했다. 이미 광고와 각종 기사 링크들로 도배가 된 무덤 같은 타임라인이니 내 작은 돌 하나 정도는 허락되겠지, 하고. '모든 관계가 애를 써야만 지속되는 건 아닐 텐데. (아니었음 좋겠네.) 한 곳에 오래 산 적 없어서도 그렇지만 편안한 동네 친구 하나 못 만들고 산 것이 아쉽다. 지나온 타임라인 위에는 사실 내성적이라고 괴롭힘 당하거나 외모 때문에 짝사랑마저 눈총 받거나 그런 것들을 만회하려 부단히 애쓰다 완급조절에 실패하거나 그 외에도 빨리 잊혀져버렸으면, 했던 장면들이 산재해 있어 내게 있어 완전히 빛나는 시절이라 추억할 만한 구간이란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때 떠올리던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이렇게 밀려밀려왔는데 지금을 살면서도 .. 더보기
2014년, 나의 12월. 쌓이지 않는 눈이 쉴 틈 없이 내리는 오후. 두 건의 헤어짐을 다루려 한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회사가 말했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미안해." 그도 이야기 한다. 큰 디자인 전시 건이 끝나고 거기에서 파생된 업무들도 모두 정리되었다. 이 프로젝트 이후에 대한 사업 방향을 회사부터가 잡지 못했고, 이 모든 상황의 시발점, 즉 채용 과정에서 발생된 헤드헌터와 회사 간의 미스커뮤니케이션이 가져온 결과는 극명했다. 이 회사에서는 해당 전시만을 위한 단기 계약직을 채용했어야 마땅하다. 헤드헌터는 구인업체의 근무 조건과 회사 상황(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 항목에 있어서는 더더욱)을 구직자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했어야 한다. 전시 직후 상설 전시관으로 사용하겠다던 공간은 그 활용도가 불투명.. 더보기
Joy - To 싱글발매. 그러니까, 그 10년 묵은 꿈이란 것도 숨 쉬는 것처럼 그리 대단하지 않게, 그러나 반드시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이제는 내 일부가 되어있다. Click here to Listen via Youtube! 더보기
2014.3.25 새벽.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걷는 내내 입에 무언가를 털어넣고 와그작와그작 씹는데 아무런 맛이 나질 않는다. 짙고 탁한 하늘. 김포공항의 정적. 깜빡이는 관제탑. 적당히 무른 공기. 2월 내 생일에 선물 받은 모바일 상품권 하나를 바꾸려고 거기까지 갔는데 (첫 번째 문제는 그 공급처가 도무지 내 동선에 닿지 않는다는 것이었겠지만) 결국은 전산망이 닫힌 10분 후에 도착했다는 이유로 다른 날에 오라고. 40여일이 지나서야 겨우 찾아갔는데 뭐, 이렇다면 다시 정신차릴 즈음 유효기간은 훌쩍 지나있을 것이 뻔하다. 차라리 주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은가? 하기야 주는 사람이 이게 휴지조각이 될 줄을 알고 주었겠냐마는. 보통 연봉에 저녁 시간만 제대로 지켜주면 된다고 면접 때 분명 이야기 했는데. 저녁.. 더보기
2010_Nightscape in the Universe 2010_Nightscape in the Universe_Acrylic, ink on canvas_72.7×90.9cm 도시와 자연은 별개의 것으로 인식되고는 하지만 도시는 거대한 지구 안에 속한 존재로서 자연의 흐름에 동참하며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에는 가시적인 것들도 있지만 내면적 변화 또한 존재한다. 그곳을 거쳐간 수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사연들이 쌓이고 쌓여 도시의 내면적 이미지는 끊임없이 팽창하며 시간의 물살을 탄다. 도시에도 사람의 영혼과 같은 내적이며 영원한 공간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그 정신과 영혼에 빠짐없이 기록되듯, 하루에도 수 없이 움직이고 반짝이고 변화하는 도시의 사건부도 도시의 내면에 기록되고 있을 것이다. 꿈을 꾸거나 과거의 일을 .. 더보기
새 집과 프랑크푸르트 인연인지 악연인지-런던의 유학생으로 #6새 집과 프랑크푸르트 피신해 있는 동안 다행히도 근처에 빈방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인도계 영국인 가족이 살던 집인데 이사를 가면서 세를 놓는 중이라고. 집세가 조금 높긴 했지만 급하게 들어갈 방을 찾은 것도 감지덕지였다. 빈 방은 잡초가 무성한 정원이 보이는 다용도실이었고, 집주인이 직접 만든 바가 한쪽 벽에 비치되어 있었다. 파티용으로 쓰던 공간인데 집주인 아들이 꼭대기 층에 계속 살 예정이라 술병들은 그대로 두기로 한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생활패턴이 비슷한 한국인 플랏메이트를 구해 함께 지내기로 했다. 건축학도인 H는 말이 잘 통하고 배려심이 깊었다. 네일 아트 기술로 런던 땅에서 남부럽지 않을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멋진 친구였다. 술병이 가득한 찬장은.. 더보기
공포의 베드버그 인연인지 악연인지-런던의 유학생으로 #5공포의 베드버그 일주일 뒤였다. 급히 찾아낸 시원찮은 행복이 처절하게 부서진 것은. 온몸이 미치도록 가렵고, 아프고, 열이 나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베드버그에 물린 자국이 100개를 웃돌았다. 허름한 호스텔에 잘못 묵으면 베드버그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는 충고의 말을 전에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가 지내야 할 내 방에서 이런 일을 당하게 될 줄은 상상치 못했다. 집주인은 베드버그의 근원지를 모르니 집세를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나는 침대 매트를 들어내고 그 주변을 이 잡듯 뒤졌다. 점만한 베드버그들이 매트를 지탱하던 나무틀 안쪽에서 기어 나오고 있었다. 보통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들었기에 의아했지만 3번에서 5번 이상 연속적으로 물린 자국들로 보.. 더보기
공간의 부재는 곧 절망 인연인지 악연인지-런던의 유학생으로 #5공간의 부재는 곧 절망 매일 매일 닥쳐오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쳐낸다. 그런데, 그 뒤에 남겨진 응어리들을 마저 비워내는 작업은 으레 내 공간 안에 홀로 남겨져 있을 때에 주로 하던 일이다. 아, 그러나 지금 그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을 소유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집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을 셰어하는 형태로 집을 구했던 터라 모든 것에 룸메이트의 동의를 구해야 했다. 작업을 하는 동안 책상 위 스탠드를 켜놓는 것 조차도. 생활 패턴이 정 반대인 동유럽계 회계 전공 학생을 만난 것도 불운 아닌 불운이었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지만 잔병치레가 잦아 은근히 신경을 써야 했다. 완전히 무장해제될 수 있는 개인 공간이 없기에 별도의 작업 공간이 절실했지만, 학교에서.. 더보기
발목 잡는 오렌지 인연인지 악연인지-런던의 유학생으로 #3발목 잡는 오렌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분명히 납입일에 맞추어 정확한 금액을 통장에 넣어 두었는데, 갑자기 학교측에서 학비 분납이 취소되었다는 메일이 날아온 것이다. 언제까지 학비 전체를 납입하라는 통보와 함께. 첫 번째 납입액이 부족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황급히 거래 은행을 찾아 이체내역을 확인한 결과, 범인은 오렌지로 밝혀졌다. 요금제가 비교적 저렴한 프랑스계 통신회사여서 싼 맛에 계약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소리를 조금만 일찍 들었더라면……. 오렌지에서 정상적인 요금의 여덟 배를 인출해가는 바람에 학비로 나갔어야 할 금액에서 200파운드 정도 공백이 생겼던 것이다. 열 번쯤 항의 전화를 한 뒤에야 어눌한 말투의 인도계 .. 더보기
2013_Before It Swallows 2013.10_Before It Swallows_Acrylic on paper_80.5×107.5cm 더보기
2013_About Confidence 2013.09_About Confidence_Acrylic on paper_80.5×107.5cm 더보기
2012_The Soul 2012_The Soul_80.3×100cm_ Acrylic on canvas 2012_The Soul_part1 (a person's face) 2012_The Soul_part2 (water fall) 6300년을 달려온 별빛이 오늘에서야 나의 망막에 투영되었듯,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어느 한 순간 고요히 스며드는 마음의 진폭. 더보기